기억창고
게으른 주말
퇴근토끼
2020. 10. 18. 18:18
10월 들어 완연한 가을 날씨가 찾아왔나 했더니 이번 주 들어 다시 더워져서 오늘은 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기 상태도 안 좋아서 창문도 못 열고 꿉꿉한 상태로 보냈다. 아침에는 온라인 컨퍼런스가 있어서 시간 맞춰 일어나 컨퍼런스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운동도 하고, 강연 듣고, 아침 루틴에 따라 바지런하게 보냈는데 점심 먹고 나서부터 식곤증에 몸을 맡기고 소파에 길게 누워 만화책 보다 라디오 듣다 뒹굴뒹굴거리다 결국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저녁 먹을 때쯤에나 일어났다. 원래 토요일 저녁에는 동생이랑 시간을 정해두고 통화하면서 사회초년생인 동생의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을 상담해주거나(라고 쓰고 잔소리라고 읽는다) 하는데 (내 캘린더에는 ‘인류보완계획'이라는 코드명으로 잡혀있다 :P) 잠에서 깨어 폰을 보니 오늘 주말 출근을 해야 하니 (쯧쯧, 불쌍한 것) 다음에 통화하자는 문자가 와있다. 얼씨구나. 더 게으름을 피울 수 있다. 그렇게 저렇게 다시 저녁 먹고 소파에 길게 누워 만화책 보다 티비 보다 뒹굴뒹굴 거리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오늘 아침 강연에서 꽤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어서 그때만 해도 오늘은 그 이야기를 써 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낮잠 자고 일어나니 그건 언제 적 이야기인가 싶고, 그 이야기를 제대로 펼쳐서 쓰기에는 너무 게으른 기분이라 출석용으로 게으른 주절거림.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게으르게 보내는 주말이 참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