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자답

Q13. 남에게 주는 영향?

퇴근토끼 2020. 7. 21. 12:38

3주씩 휴가 가는 유럽 문화가 새삼 부러운 월요일. 질문 목록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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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3.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요? 주고 싶나요?

 

어디까지나 일부 사람들의 평판인데 내 마음에 들고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 

 

- 분위기를 밝혀주는 사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 

 

기본적으로 잘 웃는 편이고 (재미없는 농담에도 너무 쉽게 웃는다고 혼난 적도 있다; 난 웃긴데 뭘)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얼굴에 나는 순둥이요~ 순둥순둥~하고 쓰여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내가 그 정도 순둥이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나를 덜 경계하고 편안해하는 것 같다. 옷도 화사한 걸 선호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내가 그 공간을 밝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주변에서 좋게 봐주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런 평판 때문인지 언짢은 일이 생긴 친구나 동료가 하소연 해오는 경우도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고 싶으니 그 자체는 괜찮은데, 문제는 감정이입이 지나쳐서 상대의 부정적인 감정을 스펀지처럼 쭈욱 빨아들여서 내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선긋기를 훈련 중. 이건 내 문제가 아니야라고. 

 

- 영감을 주는 사람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해외여행도 제대로 안 해봤던 순토종 한국인이 훌쩍 일본 유학을 떠나 이제는 미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는 게 남들 보기에는 용감하고 대단해 보이나 보다. 대단한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살아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그런 소박한 마음 그리고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하고 리셋 버튼을 누르고 싶은 마음에서 흘러 흘러 온 건데.

 

본성이 게을러서 한없이 늘어지지 않도록 계획을 짜고 뭐라도 하려고 하는 게 결과물(예를 들어 작년에 요가 강사 자격증을 딴 것)만 보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극이 되거나 영감을 주기도 하나 보다. 난 내가 겁도 많고 행동력이 꽝인데다 게으르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꿈틀꿈틀 가는 걸 보고 사람들이 용감하다고, 행동력이 뛰어나다고, 부지런하다고 하니 그게 자기 긍정, 자기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