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창고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자세

퇴근토끼 2020. 11. 23. 17:42

옛날 옛적 유행했던 뇌구조 만들기로 요 며칠간 내 뇌구조를 표현한다면 뇌의 75퍼센트 정도의 비중으로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게 추수감사절 음식이다. 집 떠나 바다 건너 타향살이가 십 년이 넘어가면서 우리 명절도 남의 명절도 제대로 안 챙기고 살아왔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명절다운 뭔가를 누리고 싶은 기분이다. 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고향에 돌아갈 수 있었고, 귀향은 하지 않더라도 동향 사람들을 만나서 명절 기분을 낼 수 있음에도 안 한 거라면 지금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서 그런 선택지가 없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자는 심보다. 칠면조나 파이 같은 추수감사절의 음식은 온 가족이 모여서 먹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만들려고 해도 주문하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양이 많은데 일주일 내내 같은 걸 먹을 걸 각오하고 일단 파이는 수배해두었고, 칠면조 요리를 찾는 중. 딱히 좋아하는 음식도 아닌데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먹고 싶은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