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지난 일주일 간 AFGO를 통해 배운 것 중 하나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의도로 최선을 다하더라도 아귀가 맞아떨어지지 않고 결과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 노선 변경 후 기간을 일주일 연장하여 이번 주 금요일에 일부 결과물을 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가 어젯밤의 롤러코스터를 거쳐 오늘부로 결국 연내 출시를 취소하게 되었다.
요가 사상 중 개인의 몸가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니야마(niyama) 중 다섯번째 지침 이시와라 프라니다나 (ishvara pranidhana)에 대해 배울 때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이시와라 프라니다나의 본질은 결과란 내 손을 떠나 나보다 더 큰 존재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고 그저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고. (우리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한자성어 '진인사대천명'처럼!) 이는 결과에 대한 걱정 없이 행동하는 것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의미하고, 결과는 나의 가치와는 상관없다는 것과 통한다고.
최근 일련의 AFGO는 그야말로 각자 최선을 다한 결과가 우리보다 더 큰 존재에 달려있어서 우리가 원하던 것과는 다르게 현실화되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깨달음은 요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행동의 결과는 개인의 가치와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서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내가 부족해서 잘 달리던 기차가 탈선한 건 아닌지 하는 자기 의심이었다. 그리고 내 지휘봉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내 능력과 자질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기 의심. 그런 자기 의심을 극복하기 위해 명상했던 것이 바로 이시와라 프라니다나다. 나는 순간순간 내 자리에서 최선의 의도로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고, 나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 승진 직후에 벌어진 일이라 처음에는 더 뼈 아프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내 자리에서 다시금 지휘봉을 흔들면서 이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노선 변경과 그 결과에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거라 집단 명상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서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들에게 내가 취소를 알리는 업데이트를 보내고 나면 전체 회신하여 구성원 각자가 본분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도록 부탁했다. 두 사람 다 흔쾌히 승낙하고 준비해준 덕에 좋은 메시지가 나갔다.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또 하늘의 손에. 각자 어떤 마음을 품었든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고, 우리는 그 결과를 다시 하늘에 맡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