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자답

Q15. 좋은 습관 나쁜 습관?

퇴근토끼 2020. 7. 23. 15:10

 마요네즈 사랑이 깊어만 간다. 마요네즈가 들어가면 뭐든 맛있다. 한동안 큐피 마요네즈 조달이 어려워져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다 요즘 맛있게 먹는 건 켄싱턴 씨 아보카도 마요네즈. 큐피도 며칠 전에 조달해서 냉장고 속에 마요네즈만 세 종류 구비! 질문 목록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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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5. 당신 삶을 조금이라도 좋게 하는 습관이 있다면? 당신 삶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습관이 있다면?(안 좋은 습관) 어떻게 개선하고 싶나요?

 

- 마우이 습관

 

친구의 추천으로 이 테드 토크 영상을 보고 감명을 받아서 매일 아침을 마우이 습관으로 시작한다. 영상을 직접 볼 것을 추천하는데 요점만 말하자면 마우이 습관이란 '오늘도 정말 멋진 하루가 될 거야'라고 긍정적인 자기 암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작년 여름에 시작했으니 벌써 일 년. 야행성이라 아침에 유난히 약한 나에게 이건 '일어나기 힘든 거 알아. 그래도 일어나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하고 나 자신을 어르고 달래는 그런 것. 전보다 하루의 시작이 수월해지고 저기압으로 시작하는 날이 거의 없어진 건 이 습관의 마법이 아닐까. 

 

- 습관을 들이는 습관

 

말그대로. 자가격리가 시작된 후 내 정신상태를 보전한 건 '데일리 루틴'의 힘이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호한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그때그때 할 일을 하고 일상에 규칙성을 부여하는 데서 안정감을 찾았다. 체크리스트를 워낙 좋아해서 난 이 으로 데일리 루틴 리스트를 만들고 매일 체크하고 있다. 난 아침에 약해서인지 아침 루틴으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아침 루틴은 마우이로 기상 > 씻기 > 따뜻한 물 한 잔 > 가벼운 운동 > 뉴스를 들으며 아침 식사 >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도록 되어있는 명상용 책 읽기 > 출근! 그리고 최근에는 이 매일 답하는 30 문답 덕에 글쓰기가 퇴근 후 루틴으로 정착. 

 

- 뭔가 듣다가 잠드는 습관

 

야행성이라 밤에 쌩쌩하고 쉽게 잠이 안 든다. 예전에는 침실에서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까지 티브이를 보다가 잠들었는데 역시 밤늦게 화면을 보는 건 숙면에 좋지 않다고 하니까 침실에서 티브이 보는 건 그만두고 대신 뭔가를 듣기 시작했다. (눈을 피곤하게 하는 전략에서 귀를 피곤하게 하는 전략으로 선회ㅡㅡ) 팟캐스트나 오디오북 아니면 유튜브 영상을 음성만 듣고는 하는데 듣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빠져든다. 다만 내용이 너무 재미있거나 생각할 거리가 있으면 다시 쌩쌩해지는 게 문제라 요즘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듣는 거 보다는 한 번 들었던 걸 다시 듣는다. 존 올리버가 꽤 효과적. 예전에 본 내용을 다시 들으며 또 낄낄거리다 잠에 빠져든다. 영상이 대개 20분 짜리니 그 사이에 잠들면 성공. 이건 딱히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 모르겠고 그냥 습관. 

 

- Filler words를 사용하는 습관

 

영어로 말할 때 나도 모르게 uh, um, you know 같이 의미없는 filler words를 사용하는데 요즘에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쓸데없는 말 없이 깔끔하게 말하는 게 얼마나 좋은 인상을 주는지. 간접 보고 라인(dotted line)의  매니저 R(영어 원어민)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외국어를 처음 배울 때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의사표현을 하려다 보니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시간적 공백을 채우려고 filler words가 들어가고 그 언어가 더 능숙해져도 예전 습관이 그대로 남아서 계속 filler words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하더라. 어떤 의미에서 당연한 거라고. 난 그저 내가 말하는 게 어눌하다고 생각했지 (한국어도 말로 할 땐 어눌한 편이라ㅠㅠ) 내가 왜 filler words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듣고 보니 말 되네. 그런데 uh, um은 그렇다 쳐도, you know는 의식적으로 배웠던 게 확실한 게 처음 미국계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해서 영어가 주된 업무용 언어가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하도 you know you know 하니까 뭔지는 모르겠으나 원어민들은 원래 그렇게 말하나 보다 하고 나도 쓰기 시작했더랬다. 안 좋은 습관 들이기는 쉬운데 고치기는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