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자답

Q7. 십 대 때 저항했던 것?

퇴근토끼 2020. 7. 15. 13:27

이번 주는 계속 퇴근이 늦었네. 내일은 칼퇴근할 거야! 질문 목록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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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7.  질풍노도의 시기(10대) 나는 누구를/무엇을 저항했나요? 왜 그랬나요? 지금 생각하니 어떤가요?

 

어제도 말했듯이 나는 범생이었고, 싸우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고, 규율이나 규범의 존재가치를 믿었기 때문에 무언가에 저항했던 기억은 딱히 없다. 굳이 말하자면 평범함에 저항했달까. '나는 남들과 달라'라는 의식이 중요했던 것 같다. 공부나 취미나 내가 보낸 십 대의 좁은 세계 안에서 내 주변의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내 자존심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지금은 '평범한 삶'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뼈 아프게 알고 동경하지만, 이미 평범함의 궤도를 훌쩍 벗어났기 때문에 '안 평범함'을 향해 계속 질주 중. 마이웨이(´・ω・`)

 

아득한 먼 옛날 일이고 기억력은 절대 내 강점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중요한 걸 망각하고 있거나 미화된 기억일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엔 세상사 훨씬 말이 되고 저항해야할 부조리함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십 대의 나에게 부조리함이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대입 제도 정도? 단순히 내가 의식이 낮았던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때는 걱정할 거리도 제한되어있었고 (그렇다고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내 인생 끝났다고 절망했던 적도 있었어. 물리 시험에서 사상 최악의 점수를 받았을 때ㅡㅡ;;)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다. 

 

지금은... 울타리 밖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서, 나의 상식이 너의 상식이 아니고 가스라이팅 만연한(T 모) 부조리로 가득한 시대를 살면서 저항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다. 지금도 나는 운동가는 아니고 소시민. 문제가 뭔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읽고 듣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며 그렇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