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창고

컨셉진 100일 글쓰기를 마무리하며

퇴근토끼 2021. 2. 9. 18:47

어제로 컨셉 스쿨의 100일 동안 1일 1글쓰기 출판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안 하고 넘어가면 서운하니 이번에도 결산을 해보면, 지난 100일동안 총 22,523 단어, 86,400자를 썼다. 하루 평균 대략 225 단어, 864자. 지난 4번의 결산 중 한 달 동안 쓰는 독서일기 때 하루 평균 720자를 쓰고 나머지 세 번 모두 1,000자를 넘겼던 것에 비추어 보면 분량이 약간 줄었다. 중간중간 할 말도 없고 글쓰기도 싫어서 꾸역꾸역 출석 체크하는 마음으로 짧게 끄적였던 날들이 꽤 있어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몇 달간 매일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왜 이번에 더 출첵 글쓰기가 늘었을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선 한 달 마치고 다음 한 달을 연장하는 것과 쭉 100일을 이어가는 것에서 오는 차이. 중간중간 숨을 돌리면서 다음엔 뭘 쓰지 하고 생각했던 예전 방식이 알게 모르게 리프레시하는데 꽤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묘한 청개구리 심보. 그전에 하고 있던 매일 글쓰기도, 이번 100일 글쓰기도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내가 자발적으로 한 건데 100일 글쓰기 미션을 완수하면 환불받을 수 있는 참가비 5만원이 걸려있었던 이번 프로젝트는 숙제 같은 느낌이 더 들어서 괜히 청개구리 심보로 쓰기 싫다고 버티는 내가 내 안에... 이 프로젝트를 소개해준 친구 H와도 이야기했지만, 보증금이 걸려있으니까 돈이 모티베이션이 되어 더 꾸준히 쓰겠지라는 기대가 있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게 그전에 비해 내가 자발적으로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라 족쇄가 달려서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줬던 것도 같다. 어쨌든 100일 동안 즐겁게 혹은 꾸역꾸역 쓴 글과 함께 모티베이션 이론에 대한 개인적인 실험 결과도 덤으로 따라온 셈이니 나쁘지 않다. (그리고 물론 보증금도 돌아올 예정 :) 100일 글쓰기 슬럼프 중에 이걸 마치고 나면 매일 글쓰기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막상 마치고 나니까 원래 내 페이스로 좀 더 가보자 싶다. 그래서 일단 2월 말까지 연장! 별다른 주제, 분량 제한 없이 마음 편하게 숙제 기분이 덜 드는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고, 아님 말고. 

 

P.S. 오늘은 마이홈 입주 1주년. 잊고 있었는데 이사를 도와줬던 친구가 이사 상자 가득한 거실을 배경으로 작년 오늘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와서 알았다. 세월이 참 빠르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세상은 1년 전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고, 나도 1년 전의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