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투두 리스트

절찬 languishing 중일 때 (현재진행형이긴 한데 요즘은 languishing 하기를 languishing 하는 중; 뭐라는 거야) 친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The Daily Stoic이라는 하루 한 페이지 스토아 철학자의 인용구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명상책을 선물해줘서 매일 읽고 있는데 오늘의 주제가 'Have to' (해야 해: 요즘 열심히 듣는 중. 우영이 GJ!)에서 'Get to' (할 수 있어)로의 전환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받아들여서 어떤 일도 내 의지에 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용구와 함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건 부담되는 일이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건 '특권'이며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라는 코멘트가 붙어있었다. 뭐든지 목록을 만드는 게 취미라 하루에도 몇 번씩 끄적이고 들여다보는 게 투두 리스트(To Do List)지만 '해야 해'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가끔 투두 리스트를 폭파하고 싶은 충동도 들고 실제로 감당 못할 정도로 리스트가 길어지면 자기 파산 선고를 해버리는 일도 종종 있는 내게 겟-투두 리스트(Get To Do List)라는 발상의 전환은 획기적이다. 아침에 이걸 읽고 오호라~하는 기분으로 요가를 갔는데 요가 선생님이 본인의 최애시라며 인용한 시가 somewhere i have never travelled,gladly beyond라는 사랑 노래였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기꺼이 가보겠다는 마음. 우리는 계속 변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무슨 일이 닥치든 나의 의지로 새로운 모험에 몸을 맡기는 것. 그렇게 이어졌다. 옴 샨티 샨티 샨티(Om Shanti Shanti Shanti)! 나의 '일상 복귀 시리즈'는 그런 의미에서 오늘로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모험 시리즈'를 시작한다. 굳이 매일 매일 그렇게 태그를 붙이지는 않겠지만 매일 매일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겟-투두 리스트를 손에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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