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데이팅'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07.18 수박 고르기 2
  2. 2021.06.09 망상극장 쿠키몬스터편
  3. 2021.05.22 밀린 숙제

수박 고르기

최근 사귄 친구 D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고 해서 공연을 보러 갔다. 한 시간 공연에서 마지막 순서로 나온 D가 가장 마지막에 수박에 관한 농담을 던졌다. 다른 친구를 통해 처음 만났던 피크닉에 대형 타파웨어 한 통 가득 수박을 싸온 친구라 이 친구 입에서 '수박'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부터 다른 농담들도 웃겼지만 이게 분명 알짜배기다 싶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이야기인즉슨,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수박을 고를 때 심혈을 기울여 하나하나 다 두드려보는데 손목이 아플 때까지 몇십 개를 두드려봐도 그 소리가 그 소리인 것 같고 알 수가 없어서 결국은 적당히 하나 골라 속이 썩지 않은, 맛 좋은 수박이길 빌며 사서 돌아온다는 거다. 농담과 상관없이 수박 박사의 수박 고르기 팁이라도 배울 수 있을까 싶어 기대하다 실망하기 직전에 이 친구가 예상치 못한 변화구를 던졌다. 수박 고르기나 온라인 데이팅이나 마찬가지라고.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프로필을 계속 스와이핑 해보지만 그놈이 그놈인 것 같고 얻어걸린 (*매칭 된) 남자가 속이 썩은 게 아니길 바라며 만나보는 거지. 지난번 피크닉에서 나의 온라인 데이팅 라이프에 대해 살짝 이야기했던 적이 있어서 곰돌이 같은 남자가 좋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공연 끝나고 나서 D가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 문자에 덧붙여 요즘의 '곰돌이 사정'이 어떤지 물어왔다. 뭐 나도 손목 뽀사질 때까지 계속 두드리고 있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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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극장 쿠키몬스터편

보면 또 먹고 싶으니까 뉴스레터를 구독 정지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일주일) 건강한 간식거리로 한국 마트 간 김에 검은깨 두유를 사 온 걸 엄마한테 자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세 시간) 설탕 듬뿍 파라다이스를 주문해버렸다. 철 지나기 전 라스트콜로 올라온 아직 안 먹어본 맛들을 주문 하자니 입에는 침이 고이고 다시 사장님은 장가가셨나 하는 게 궁금해지는 거다. 온라인 데이팅 전선 복귀 2주 만에 이미 지치고 귀찮아져서 쿠키가 땡기는 거라고 변명하면서, 샌프란에 먹을 게 없는 것도 아니고 굳이 뉴욕 동네 쿠키 집에서 쿠키를 사 먹는 이 인연(?)이 닿으면 완전 로맨틱한데 하는, 사장님한테 시집가면 다 '해결'(온라인 데이팅 졸업이라는 의미로)되는데 하는 망상. 그리고 나는 매일같이 쿠키를 먹고 거대해지겠지. 이만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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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숙제

어젯밤 식곤증에 굴복해서 잠깐 정신을 잃은 덕에 막상 잘 시간에 잠 못 이루다 갑자기 필 받아서 코로나를 핑계로 오랫동안 미뤄온 데이팅 앱 가입을 했다. 내 맘대로 동지라 믿었던 각키가 시집 간다니까 자극을 받은 건지 뭔지 급 6개월 정기구독 결제까지 했다. (저스트 두 잇!) 더 나은 매칭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될 각종 선택형 질문에 답하다 보니 (예를 들어 백신을 믿지 않는 사람과 데이트할 수 있나? 휴가 때 바다로 가는 게 좋나 산으로 가는 게 좋나? 등등) 막 자아발견이 되는 느낌. 서술형 프로필을 오늘의 숙제로 남겨두고 꿈나라로 갔는데 그래도 밀린 숙제를 반은 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방금 이력서를 쓰는 마음으로 정성껏 프로필 작성을 마쳤다. 옛날에도 데이팅 앱을 써봤지만 이번에 쓰기 시작한 앱이 서로의 가치관에 대한 정보가 더 많아서 뭐 여기서 소울 메이트를 찾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엄한 사람은 거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제 나도 정글에 복귀. 투 비 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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