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 하는 폴댄스 입문 수업 세 번째 수업 만에 같은 클래스 듣는 사람들 얼굴을 알게 되었다. 오늘부터 캘리포니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는데 비즈니스별로 마스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마스크를 들고는 가봤더니 스튜디오에서 백신 접종 카드나 그 밖의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해서 병원에서 친구랑 백신 접종 카드를 들고 찍은 인증샷으로 해결했다. 몸풀기 용으로 요가 매트를 깔고 앉아 기다리는데 낯선 사람들이 하나 둘 체크인을 하고 들어오는 거다. 그동안 눈빛만 알고 마스크 아래 얼굴은 적절히 상상으로 채워 넣었는데 마스크를 까고 보니 느낌이 정말 다르다. 처음 만나는 사람보다 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는데 막상 클래스가 시작되어 같이 폴에 부대끼면서 땀을 뻘뻘 흘리다 보니 지난 두 번의 수업에서 함께 멍들면서 자라난 동지 의식이 금방 돌아왔다. 그 전에는 다들 '만지지 않는 습관'이 들어서 물건을 서로 건네받거나 하는 일이 없었는데 마스크를 벗고 나니 무의식 중에 뭔가 바뀐 건지 선반에서 가까운 사람이 수건을 꺼내 릴레이로 건네주기도 하고 좀 더 서로에게 '친절'해졌다. 알고 있던 '일상'으로의 복귀인데 '비일상'을 '일상'으로 지내온지 15개월이라 처음 겪는 것보다 더 어색하기만 한 거다. 이것도 부대끼다 보면 돌아올까?
자고 일어나면 일 마치고 폴댄스 수업을 들으러 갈 텐데 일주일 전 첫 수업에서 생긴 멍은 여전하고 아직 몸이 뻣뻣하긴 해도 그나마 근육통은 풀렸다. 어째 아직은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것이나 지난번에 배운 동작을 더 잘 해내도록 연습하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도 피멍 들게 폴에 부대껴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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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네 번 진행하는 폴댄스 입문 수업에 등록했는데 오늘이 첫날이었다. 전에 한 번 오랫동안 폴댄스를 배워온 친구가 하는 걸 보고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건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차원이 다르다. 코어가 중요한 운동이라는 건 익히 들었지만 코어는 물론이요 팔다리 힘도 다 없는 나로서는 이거 뭘 어째야 하나. 폴 위로 올라가는 건 고사하고 약 3초 정도 매달려있는 게 최선을 다한 결과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지난달에 먼저 수강한 다른 친구는 세 번째 수업에서 드디어 올라가게 되었다는데 나는 과연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