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languishing

뭘 해도 시큰둥하니 재미도 없고 의욕도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서 늘 주고받는 안부 인사 'How are you?'에 솔직하게 'I'm in emotional slump'라고 답했더니 A가 오늘자 뉴욕 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이런 나의 상태를 바로 'languishing'이라고 한단다. 직역하면 시들시들하다는 것. 여전히 에너지는 있으니 번아웃은 아니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니 우울증도 아니고 그저 즐거움도 없고 목표도 없는 상태. 정말 난데? A의 도움으로 내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전에 멘토와 열정과 목표를 상실한 느낌, 오피스에 돌아가는 걸 기다리면서도 두려운 느낌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눴었다. 내 멘토도 이 기사를 쓴 심리학자 아담 그랜트도 우리 모두가 처해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languishing'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이런 건 남이 말해줘야 아 그런가 하고 안심이 되는 거라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덜 더러운 정도로. 이게 뭔지 이름도 알고,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건 알았는데,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 아담 그랜트가 제시하는 '해독제'는 '몰입'.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도전을 거듭하면서 작은 승리를 쌓아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갖는 것. 기를 쓰고 듀오링고 연속 학습 기록을 500일 넘게 끌고 오는 그런 몸부림 같은 거. 이것도 요즘 약발이 다한 듯 하니 승수를 쌓을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하나 싶은 목요일 밤. 그리고 금요일이 찾아왔다. 하루만 더 버티면 주말! 이틀만 더 버티면 2차 접종! 그 뒤에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 

 

요즘 퇴근 후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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