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할당량

상담 1시간
입사 동기랑 통화 1.5시간
학교 선배랑 통화 1시간
동생이랑 통화 1시간 

자가격리 이후 평일도 아니고 토요일에 이렇게 말을 많이 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평소의 주말 수다 할당량을 훨씬 초과해서 내일은 묵언수행 들어가고 싶을 정도...는 농담이고, 이번 주의 오렌지빛 하늘이 준 불안감 (세기말 이후 다시 맞이한, 세상이 이대로 끝나버릴 것 같은 그 불안감) 때문에 할 말도 많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받은 세상과 연결된 느낌이 내게 안도감을 주었다. 

동생이랑 통화하면서, 고통 받는 상황 속에 놓여있다면 그 상황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지를 생각해서 행동하거나 아니면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감내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하지 불평불만하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애정 어린 잔소리❥를 했더랬다. 작년의 요가 수행 이후, ‘덜 고통받는 것 그리고 쓸데없는 고통을 초래하지 않는 것 (suffer less)’ 이 내 인생의 주요 테마라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이면 항상 어떻게 해야 고통을 덜지 생각한다. 오늘의 처방은 수다! 평소보다 복용량과 복용 횟수를 높여서. 약발이 제대로다 :) 

'기억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문을 여는 사치 2  (0) 2020.09.16
창문을 여는 사치  (0) 2020.09.14
목요일 밤의 열기  (2) 2020.09.11
샌프란의 오렌지빛 하늘  (0) 2020.09.10
월요병  (2) 2020.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