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내는 동료 J가 채팅으로 어젯밤 꿈에 내가 나왔다며 꿈속에서 같이 놀아서 좋았다❥고 하더라. 예전에 읽었던 소설에서 사람이 잠들면 의식이 빠져나와 여행을 하고 잠든 다른 사람의 의식과 만나 꿈이 생성된다는 설정을 보고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지난밤 나는 꿈을 꾸지 않았다.
최근 기억나는 꿈이라고는 마감을 앞두고 스트레스 받을 때 곧잘 꾸는 ‘내일이 시험인데 아직 공부를 하나도 안 했네' 꿈뿐이다. 그러고 보니 꿈속에서 학창 시절로 돌아가 교복 차림으로 마음속으로는 패닉 상태이면서 겉으로는 쿨한 척하는데 주변에 있는 같은 반 아이들이 엉뚱하게도 회사 사람들 지금 모습 그대로였다. 쓸데없는 데서 현실적인 꿈이다.
꿈의 원리(?)에 대한 옛날 그 소설의 낭만적인 설정을 빌려 잠들면 나의 의식이 바다를 건너 우리 가족과 친구들의 의식과 연결되어 꿈 속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망상하다 시차 때문에 어렵겠다고, 그래도 시애틀에 있는 J와의 랑데부는 가능하겠다는 결론. 어쩌면 어젯밤 나는 꿈을 꾸지 않은 게 아니라 기억하지 못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