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은커녕 갤런타인도 어려울 것 같다는 푸념을 늘어놓은 게 엊그제인데 이번 밸런타인 주말은 기대 이상으로 ❥이 넘쳤다.
청소를 마치고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다가 메일함을 확인했는데 친구 G와 L 부부가 보낸 소포가 와있었다. 뜯어보니 초콜릿과 함께 부부가 합작한 시화가 들어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받는 시 선물, 게다가 이 시는 G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쓴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그간 이메일로 주고받은 대화가 녹아들어 간 데다 주초에 뜬금없지만 나중에 이유를 알게 될 거라며 내게 물어온 한 영어 단어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알파벳으로 직접 사용해서 더할 나위 없이 개인적인 의미가 듬뿍 담긴 시. L의 예쁜 손글씨로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핑크와 보라 계열로 꾸며진 시화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속이 따땃해져 온다. 최고의 밸런타인 선물. 이봐요 동네사람들~ 이건 자랑 안 하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
그렇게 따땃해진 마음으로 매일 한 페이지씩 읽는 명상책을 펼치니 주제가 밸런타인 데이답게 사랑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사랑의 서약을 하는 것에 대한 제안이었다. 작년에 일회독하고 올해 두 번째로 읽는 명상책인데 작년에는 낯간지럽다고 생각해서 그냥 넘겼던 이 장이 오늘은 좀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서약문을 옮겨 적었다. 한글로 옮겨보면 대략 이런 내용. 자고 일어나면 다시 낯간지럽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진심.
- 나는 두려움이 아닌 사랑에 기반한 삶을 살 것을 서약한다.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할 것을 서약한다.
- 나는 나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서약한다.
- 나는 가족을 사랑할 것을 서약한다.
- 나는 친구를 사랑할 것을 서약한다.
- 나는 지구와 모든 생명체를 사랑할 것을 서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