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별 성격에 어느 정도 진실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패션 잡지의 별점 코너를 꼭꼭 챙겨보는 편이다. 일본에 살았을 때 특히 매일 아침 야후 재팬 별점 앱을 들여다보고 그날의 행운의 색에 맞춰 코디를 할 정도였다. (이건 행운을 비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코디 선택의 폭을 줄이는 차원에서 유용했다.) 2년 전 야후 재팬 별점 앱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나름 충격적인 뉴스) 야후 별점을 모바일 웹으로 들여다보는 건 귀찮고 마땅한 대체용 서비스가 없어서 한동안 별점을 안 보다가 작년쯤 일본인 친구가 추천해서 보그걸 재팬에 주간으로 연재되는 시이타케 별점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참 신통방통하다.
다른 별점들이 별자리별 운세 순위를 매기고 각 별자리 별로 이 시기에는 이런저런 일이 있을 거니까 이렇게 저렇게 대처하는 게 좋을 거야라는 패턴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시이타케 선생은 순위 같은 건 없고, 이 시기의 〇〇자리는 이런저런 마음 상태가 강한 경향이 보여, 이렇게 저렇게 행동한다면 지금의 흐름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야라는 식이다. 중심이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상황에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별점과 크게 차별화된다. 다른 별점이 이런저런 일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안 생기면 그만인 것에 비해 (연애운 코너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락이 온다' 이딴 소리를 했는데 아무 일 없으면 세상 김 빠진다) 시이타케 별점에서 말하는 마음 상태의 경향에 공감이 되면 시이타케 선생의 조언이 다 응원의 메시지가 된다. 나는 시이타케 선생의 사람을 중심에 둔 따뜻한 시선이 마음에 들고, 응원받는듯한 그 느낌이 참 좋다.
정말 신통방통하다고 느끼는 건 시이타케 별점에서 말하는 마음 상태의 경향과 내 마음의 변화 싱크로율이 거의 100%라는 것.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정확하게 어떻다고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던 것에 대해 딱 꼬집어 표현해줘서 바로 이거야~하고 속이 후련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물고기자리의 주된 테마는 익숙함에서의 탈피, 새로운 자신, 바로 나의 테마다.
이번 주의 물고기자리는 식스센스적인 감이 살아있어서 당면한 과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을지 깨닫거나 머리 회전이 빨라서 당면환 과제를 클리어해나간다고 한다. 그래, 이게 내가 이번 주에 필요로 하는 것. 화요일에 업무 복귀하면 새로 기획해야 하는 게 있는데 아직 ‘식스센스적인 감'은 모르겠지만 (미국은 아직 일요일이니까 내일부터 :) 좋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자기 최면 :)
참고로 시이타케 선생은 와세다 대학 정치학 대학원 출신으로 철학을 공부하면서 점성술을 학문으로 공부했다고 하고, 시이타케(표고버섯)라는 필명의 유래는 싫어하는 음식이라 극복하려는 의미에서라고 한다. 귀여워.